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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력

필사하기 좋은 글, 필사 방법

by 손정 2020. 9. 13.

필사의 목적은 작가가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어떤 소재를 어떤 흐름으로, 어떤 표현으로 글을 전개했는지

온 몸으로 느끼기 위함이다.

아래의 에세이를 필사해보고 구조, 소재를 찾으면서, 좋은 문장표현, 작가의 고민을 따라가보면

글쓰기 실력이 향상될 것이다.

문장79, 은유, 쓰기의 말들 p179

도입

한 고등학교에서 글쓰기 특강을 할 때다. 아이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포스트잇에 써 칠판에 붙여 놓고 하나씩 답변을 해 주었다. 나이가 몇 살이냐는 것부터 장르 소설 쓰는 법 알려 달라는 것까지 서른두 가지가 나왔는데, 질문의 왕은 이것이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물음표까지 달려 있었다. 그 아이는 정말 궁금한 것이다. 이 총체적이고도 근본적인 물음에 난 서슴없이 대답했다. “나도 그거 때문에 만날 울어요.”

전개

그 말이 내 말이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가끔,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백지 앞에서 아득하다. 그럴 때 ‘올드걸의 시집’이나 ‘글쓰기 최전선’ 같은 내 책을 뒤적여 본다. 남의 글처럼 낯설다.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마무리는 어떻게 맺었는지 세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불안의 입자는 만져진다. 책에 얌전히 누워 있는 그 글들도 어떤 막연함과 불안의 파동을 뚫고 가까스로 건져 올린 것들이다.

마무리

참으로 얄궂다. 쓰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쓰기 전엔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도 쓰고 싶어서, 써야 하니까, 쓰지 않으면 안 될 어떤 필연적 상황에서 한 문장씩 밀고 나간 흔적들이다. 그 ‘실물’을 만지작거리며 나를 다독인다. 저번에 썼으면 이번에도 쓸 수 있다.

[표현 특징]

(1)문장이 대체로 단문이다.

(2)접속사와 부사를 자제했다.

(3)글의 시작은 고등학교 강의로 경험을 썼으며 마무리는 다짐으로 맺었다.

(4)독창적인 표현

-총체적이고도 근본적인 물음

-백지 앞에서 아득하다

-불안의 입자는 만져진다

-불안의 파동을 뚫고 가까스로 건져 올린 것들이다

-한 문장씩 밀고 나간 흔적

[간결하게 쓰기 위한 노력들]

-특강을 할 때다 : ‘때이다’ 라고 하지 않고 ‘이’를 빼서 문장을 단촐하게 했다

-포스트잇에 써 칠판에 붙여놓고 : 메모지라고 하지 않고 익숙한 상품명을 그대로 썼다 : 써서 라고 하지 않고 ‘서’ 한 글자를 뺐다.

-장르 소설 쓰는 법 알려달라는 것까지 : ‘쓰는 법을’ 이라고 하지 않고 ‘을’을 뺐다 ‘을’을 쓸지 말지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작가는 조사 하나를 빼고 글에 긴장을 주었다.

-아이는 정말 궁금한 것이다 ; ‘궁금했던 것이다‘ 과거형으로 쓰지 않고 현재형을 씀으로 궁금함을 강조했다. 지금도 궁금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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