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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이야기

장자 천지편

by 손정 2019. 8. 31.

장자 천지편 중 일부 인용 (참고문헌 : 장자, 김갑수 옮김, 글항아리)

자공이 진나라로 가는 길에 한수의 남쪽을 지나갈 때 밭일을 하고 있는 노인을 보았다.

노인은 구덩이를 파서 샘을 만들어 놓고 그 속으로 들어갔다가 물이든 독을 안고 나와 밭에

물을 대고 있었다. 끙끙대며 일을 하는 데 비해 성과는 많지 않았다. 이를 보고 자공이 말했다.

"하루 100두둑에 물을 댈 수 있으면서도 힘은 적게 들고 성과는 많은 그런 기계가 있는데 어르신도

그것을 써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밭일을 하던 사람은 그를 올려다보면서 물었다.

"어떻게 하는 건데요?"

자공이 대답했다.

"나무를 깎아 만든 기계인데 뒤쪽은 무겁고 앞쪽은 가볍습니다. 잡아당기면서 물을 길어 올리면 순식간에 물이 가득 차 출렁입니다. 그것의 이름은 용두레라고 합니다."

노인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비웃듯 말했다.

"저도 저의 스승에게서 그 기계에 대해 들은 적이 있소. 기계가 있으면 반드시 교활한 일이 있고 교활한 일이

있으면 반드시 교활한 마음이 생기고 속에 교활한 마음을 품고 있으면 타고난 깨끗함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타고난 깨끗함이 사라지면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면 도가 남아 있지 않겠지요.제가 그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워서 사용하지 않는 거요"

[나의 해석]

나는 천지편의 이 이야기를 이렇게 해석한다.

"수단이 본질을 지배해서는 안된다"

기계를 사용하게 되면 처음에서 물을 많이 푸게 되니 좋겠지만 기계에 익숙해지면

"굳이 아침부터 일하지 않고 오후부터 해도 되겠지"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기계라는 수단이 일에 대한 의미라는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계가 고장이라도 나면 마치 기계가 없으면 일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당황하게 되고

기계를 오래쓰다보니 몸으로 일하는 기술마저 잃게 된다.

이것은 마치 회사에서 직원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각종 제도를 도입했다가 결국에는

그 제도의 노예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성과를 평가하여 성과를 관리하고 역량을 키우자함이 인사평가의 목적이지만 나중에는

평가 자체가 목적이 되어 순수하게 일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제도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일을 하거나 때로는 일을 덜하기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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