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P.57
업무의 과정이나 결과를 평가해야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다.
그 장단점이 뚜렷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늘은 평가의 폐해에 대한 한 사례를 살펴본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고객은 경영의 모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이 사실은 또한 기업이 가장 잘 잊고 지내는 사실 중의 하나이다. 경영자도 직원도 내부 매커니즘에 집착하다보면 고객의 입장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어있다.내부 측정 지표가 직원의 성과를 좌우하면 고객은 언제나 외면 당한다.
어느 통신판매 회사의 경우 경영자는 전화가 자신의 사업에 매우 중요한 판매 채널임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직원들이 전화벨이 울리면 빨리 받기를 원했다. 그 후 모든 콜센터 직원은 전화벨이 세 번 울리기 전에 받아야 한다는 지침과 함께 그 결과를 측정하여 업무 성과에 반영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몇달이 지난후 성과를 측정한 결과 매우 놀랍게도 거의 대부분의 직원이 100퍼센트에 가까운 측정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경영자는 매우 만족해 했다. 이 지표는 바로 모든 직원이 전화벨이 세번 울리기전에 재빨리 전화를 받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사장은 곧 나쁜 사실을 발견했다. 고객으로부터 최근 서너달 동안 전화를 걸 때마다 이유없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불평을 들은 것이다. 그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조사했다. 그리고 매우 우스운일, 그러나 경영자에게는 심각한 일이 벌어 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직원들은 세 번 전화벨이 울리기전에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꼈다. 그래서 그들은 전화벨이 세 번 울리기 전에 수화기를 살짝 들었다가 놓아버렸다. 전화는 끊어지고 직원은 이제 막 울리기 시작하는 다른 전화기를 느릿느릿 집어들면 되는 것이다.측정 지표 100퍼센트라는 완벽한 성적표를 만들어 냈지만 기업은 고객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 가고 있었다.그러나 기업에게 있어 고객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지 못한 채 이루어 지는 모든 평가 시스템은 이와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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