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강사 손정입니다.
장자 서무귀 여덟번 째 글에서 겸손의 의미를 알아봅니다.
오나라 왕이 강에서 뱃놀이를 하다가 원숭이산을 올라갔다. 많은 원숭이가 그것을 보고서는 두려워하면서
자신들의 터전을 버리고 도망가 깊은 숲속에 숨었다. 그런데 원숭이 한 마리가 이리 뛰고 저리 뛰는가 하면 나뭇가지를 타고 오르기도 하면서 왕에게 재주를 뽐냈다. 왕이 활을 쏘았지만 날아오는 화살을 민첩하게 잡았다. 왕은 주위의 신하들에게 쉴 틈을 주지 말고 활을 쏘라고 명령했고 그리하여 원숭이는 즉사했다. 왕은 친구 안불의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이 원숭이는 자신의 재주를 뽐내고 자신의 민첩함을 믿고 내 앞에서 오만을 부리다가 이렇게 죽음을 맞이했어. 조심하시게. 자네도 교만한 표정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지 말게."
안불의는 돌아가 동오를 스승으로 모시고 교만했던 표정을 없애고 안락한 생활을 그치고 높은 벼슬을 그만두었다. 삼 년이 지나서 그 나라 사람들이 그를 칭송했다.
오만과 겸손, 자기 브랜딩, 자기 마케팅은 다르다.
한 줌도 안되는 재주를 가지고 한 껏 뽐내고 있지 않은가?
무소불규, 들여다 보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유식했던 장자도 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왕이 신하를 보내 재상으로 모시기를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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