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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력

일에 몰입하기 - 장자 달생

by 손정 2020. 6. 9.

장자 달생편 열번째 이야기에 목수, 경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장자 달생 10]

목수 경은 나무를 깎아 종틀을 만들었는데 종틀이 완성되면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귀신을 보듯 놀라워 하였다.

노나라 임금이 그 비법을 물었다.

"저는 목수에 지나지 않는데 대단한 비법이랄 것이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한 가지 말할 것이 있다면, 제가 종틀을 만들때는 결코 기를 함부로 소모하지 않고 반드시 재계하여 마음을 고요하게 합니다. 재계한지 3일이 지나면 벼슬이나 녹봉따위를 감히 마음에 품지 않습니다. 재계한지 5일이 지나면 비난이나 칭찬, 기술의 뛰어남이나 서툶 같은 것을 마음에 품지 않습니다. 재계한지 7일이 지나면 제가 육체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홀연히 잊어버립니다. 이때가 되면 마음에는 이미 조정의 일은 아랑곳없고 오로지 자신의 기예에만 전념하며 외부로부터 방해가 사라집니다. 그런 다음에야 숲으로 들어가 타고난 재질과 생김새가 빼어난 나무를 찾습니다. 그런 다음 완성될 종틀을 머리에 그려보고 그러고 나서 비로소 일을 시작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만둡니다. 이렇게 하면 저의 천성과 나무의 천성이 하나가 되는데, 작품이 귀신의 솜씨로 의심되는 것은 이 때문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