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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 에세이

옅은 맛을 알아 간다는 것

by 손정 2017. 3. 16.

 

(시인의 밥상-공지영,에 나오는 요리법으로 만들어 본 콩나물 국밥)

 

나이 마흔 갓 넘어서 갈치조림에 들어간 무가 갈치보다 더 맛있다는 것을 알아 버린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다.

새우젓 들어 간 애호박 볶음 하나로도 점심을 풍성하게 마칠 수 있음도 다행이다.

소양지살로 끓인 육개장의 강한 맛보다 은근한 콩나물국에 다진 생마늘로 마무리한 쏘는 맛이 더

좋다는 것을 알아 버린 것도.

진간장과 설탕에 버무려진 불고기보다 옅은 국간장으로 간 된 호박과 가지,시금치 무침에서 제 것의

향을 맡을 수 있는 것도.

콩나물국 한 그릇에서 파도 마늘도 풋고추도 제 각각 맛을 내려면 그 속에 너무 강한 어느 한 녀석이 있어서는

안된다. 사람사이의 일이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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