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의 허기 박찬일

 

▷박찬일 지음 (작가,요리사)

▶내용 : 30여가지 한국 음식의 역사와 추억, 현재 위상,사회적 의미를 잘 담아 냈다.

▶특징 : 사물,행위에 대한 묘사가 특출나서 마치 그것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언제 저런 배경지식을 쌓았나 싶을 정도로 음식을 둘러싼 풍부한 역사,

           사회상을 거침없이 기술한다.

<묘사가 뛰어난 부분 사례  p154-만두가게 모습>

가게 앞에는 커다란 업소용 연탄을 때는 화덕 위에 큰 솥이 걸려 있었다.

솥뚜껑을 열면 엄청난 김이 골목에 가득 쏟아졌다.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든 유리창 안에서 요리복이나 하얀색 티셔츠를 입은 만두기술자가 번개같은 솜씨로 피를 밀고 만두를 쌌다.

따지고 보면 우리네 분식집의 정경은 구한말 들어온 청인들의 유물이다.

만두는 그야말로 절제되고 참을성 강한 중국인들의 성정에 잘 맞았다고 한다.

온 종일 몇 천 개든 똑같은 만두를 빚는 일이야 말로 아무나 할 수 있는 노동이 아니었을 것이다.

당시 중국인의 주식이었던 속에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은 만두는 나중에 일본식으로 팥소가 들어가서

찐빵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