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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이야기

글쓰기강의 - 글요약 연습하기

by 손정 2020. 5. 12.

(글쓰기 강사 손정입니다. 오늘은 제 강의에도 과제로 많이 내주는 글요약에 대해 써봅니다)

글쓰기에 대해 가장 많이 내놓는 말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문장 그대로입니다. '어디'와 '어떻게'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디란 글의 구조가 없이 백지 앞에 앉아 쓰려고 하니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어떻게는 어떤 내용으로 살을 붙여야 할지 모른다는 말입니다.

고민된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썼나 알아보면 됩니다.

어떤 신문이든 좋습니다. 칼럼 하나를 잘 읽어보세요. 칼럼니스트들은 칼럼 한편을 제출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입니다. 글의 구조를 잡고 하나 하나 살을 붙여 가며 씁니다. 우리는 칼럼을 읽고 작가들이 최초에 노트에 써놓았을 법한 구조를 그려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글요약입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글의 흐름이 눈에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내 글의 뼈대로 이렇게 잡을 수 있습니다. 뼈대를 잡을 수 있다면 어디서부터 써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은 사라집니다. 뼈대부터 시작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선 제 책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소재확장법으로 살을 붙여 나갑니다.

소재확장법이란 소재에 묘사, 정의, 정보, 사례, 주장, 근거 등을 추가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면 글의 분량도 늘어나고 내용도 충실한 글이 됩니다.

그러면 제가 평소 글 요약해 놓은 것 중에 하나를 소개합니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도 인용된 바 있는 전우용의 칼럼, 백신입니다.

[백신, 전우용]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마는? 답은 두창(천연두)균이다.

지구상에 인류가 출현한 이래 세균과 바이러스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었고,

인류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인간은 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이 세균과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은 고작 200여년 전부터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용된 백신은 1879년 겨울 지석영이 충북 덕산에서 처조카들에게 놓은 우두다.

이때까지, 아니 이 뒤로도 한동안 두창에 대처하는 방법은 마마귀신에게 제발 살려만 달라고 비는 것뿐이었다. 우두는 두창균을 전멸시켰을 뿐 아니라 전염병에 대한 무지도 격퇴했으나, 모든 전염병이 두창균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20세기 중반까지는 장티푸스, 콜레라, 말라리아, 뇌염 등이 수시로 침습하여

매년 수천명에서 수만명에 달하는 인명을 앗아갔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백신들이 차례차례 개발되자 백신은 옛날 무당보다 훨씬

강력한 권위를 행사했다. 태평양전쟁 때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 ‘예방접종 증명서’는 통행 허가증이자

사실상의 신분증으로 통용되었다. 이후에도 1970년대까지는 학교, 군대, 직장 등에서 의무적인 단체 접종이 시행되었다. 주사기 한 대로 여러 사람에게 접종하는 과정에서 확산된 간염은 치명적인 전염병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정도로 간주되었다.

이제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통계학적으로 무의미한 수치로까지 줄어들었지만, 아직 유효한 백신을

만들지 못한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다. 조류독감, 신종플루, 에볼라 바이러스 등은 그들의

실질적인 살상력 이상으로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태어나서 1년 안에 열차례 정도

백신을 맞고 자라 온 현대인들에게 ‘백신 없음’은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방탄복도 입지 못한 채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포 그 자체다.

아래와 같이 칼럼의 주제, 소재, 단락별 중심메시지를 요약하는 것만으로도 글의 뼈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글을 쓸 때도 이와같이 구조를 잡아 놓고 살을 붙여 쓰면 글쓰기가 훨씬 수월하고 막 쓴 글이 아닌 체계적인 글이 됩니다.

 

 글쓰기 강의 : 손정 작가  sjraintr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