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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 에세이21

나의 일 내가 하는 일을 살아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죽은 뒤에야 인정받는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 행복한 사람이다. 죽은 뒤에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사고로 걸러진 뒤에 인정받았다는 것은 결국 그 일이 고귀하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내가 인정받지 못하면서도 그 일에 매달렸다는 것은 나는 이미 알았다는 것이다. 그 일의 가치를 말이다. 내가 진리라 믿는 것에 나를 다 쓸 수 있음은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2018. 9. 15.
전화기 너머 엄마 토요일 저녁, 엄마와 통화했다. 저녁식사로 칼국수를 해 드셨다는 말에 어릴적 엄마가 밀어서 만들어 주신 칼국수가 떠올랐다. 엄마는 외할아버지께서 감나무로 만들어 주신 밀대로, 넓은 포마이커상에다 국수를 밀었다. 처음부터 소금간을 하는 바지락 칼국수와는 달리 감자를 넣고 끓인 다음, 먹을 때 양념 간장으로 간을 했다. 칼국수는 대개 여름 저녁식사로 마당 한켠의 평상에서 먹었다. 평상 옆으로는 땔감으로 쌓아놓은 소나무 더미가 있었고 그 위로는 언제나 꼬두박이 넝쿨을 뻗고 있었다. 저녁식사는 꼬두박 꽃이 하얗게 피어나는 시간에 시작된다. 밤에 피는 꽃이라 더 잘 보이라고 그렇게 흰 빛이었나 싶다. 지금 생각하니 그 밤에 벌이나 나비가 어떻게 와서 수정을 했을까 싶기도 하다. 여름밤의 별미로는 칼국수 못지 않게.. 2018. 9. 9.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라 언어를 습득해서 생각이란 걸 하고 보니 나는 이미 태어나 있었다. 사는 일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누구 마음대로 나를 여기다 던져 놨어?"하고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 갈래하고 죽어야겠다는 마음까지는 들지 않는다. 살아야지하는 생각이 훨씬 더 많이 든다. 그리고선 주위를 둘러보니 우주의 은하가 1조개가 넘는단다. 은하도 별도 그렇게 많은데 생명체가 있는 곳이 지구뿐일 수 있다는 말을 들으니 내가 가진 생명이 보통이 아니구나하는 마음에 생의 의지는 더 커져 간다. 아니 일부러 키운다. 생의 의지가 커졌다해도 세상이 내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 어쩌란말인가 살아 있고 이성과 감정이 있으니 삶의 목표는 행복말고는 있을 수 없다. 나는 행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두 가지를 생.. 2018. 8. 22.
돈쓰기의 미숙함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 집에 하나 더 보태겠다고 인터넷 배회하다가 문득 내가 언제까지 지금처럼이라도 벌수 있을까? 국민연금도 더 줄어서 나올 수도 있다는데.. 이런 생각이 든다. 일단 배회를 멈췄다. 돈 쓰는 일이 필요를 충족하는 게 아니라 욕망을 충족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이 된지 오래다. 이 것 자체가 잘못된 행동인데가 미래도 불안하니 돈으로 즐거움을 사는 대신 정신적으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뭐가 있을까 생각해본다. 오늘 낮에 구본형의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라를 읽을 때 울림이 컸다. 문득 생긴 이런 느낌을 딱 내 실력만큼 이라도 써야겠다 마음 먹는 내가 대견하기도 하다. 더 읽고 더 생각하면 글도 나아지겠지 생각하니 설레기도 한다. 이 정도의 행위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 2018.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