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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 에세이21

이러다가 나이 먹고 거북목되겠다 싶어 지난주부터 독서대를 쓰기 시작했다. 허리와 목도 꼿꼿이 세웠다. 그 때문인가? 이틀전에 오른쪽 목이 아파 고개를 돌리기 힘들더니 오늘은 왼쪽도 그렇다. 담이다. 뭐 별다른 수가 있나. 주무르면 더 아프니 시간 지나면 낫겠지하고 진통제나 먹었다. 효능,효과에 분명 두통,근육통,치통이라고 써 있다. 그런데 어찌된게 두통은 두어시간이면 낫는데 담은 낫기는 커녕 통증 감소효과도 없다. 약 서랍에 다른 거 뭐 없나하고 봤더니 한국 사람들이 일본여행가면 꼭 사온다는 동전파스가 있다. 원래 이름은 따로 있지만 오백원 동전 크기에 착안해서 이름 붙인거다. 오백원 동전 파스는 대표 상품이고 더 큰 것도 있다. 마침 우리집에 있는 동전 파스는 천원파스는 되는 것 같이 크다. 세 개 붙.. 2018. 8. 19.
그들의 유년 저녁 8시 "아빠, 갈색 클레이 다 썼어"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뜻으로 요즘 클레이로 만들기에 푹 빠진 둘째의 말이다. 가장 만들기 쉬운 똥부터 화분,동물을 넘어 요정에 인어까지 그 작은 손에서 생산된다. 문구점은 바로 집 앞이어서 슬리퍼 끌고 갔다 와도 5분이면 되지만 한 달동안 이어지던 열대야가 마법처럼 사라진 오늘 밤을 혼자 나가긴 아깝다. 첫째까지 데리고 나섰다. 마음의 여유가 생겨야 하늘도 올려다 보는 법. 저게 샛별인지는 모르겠지만 손으로 가리키며 금성이 지구에서 보인다는 얘기도 나눠보고 짧은 술래잡기도 해본다. 2분거리를 10분이 훨씬 지나 당도한 문구점은 초등학생들에겐 말 그대로 백화점(百貨店)이다. 집을 나설때부터 갈색 클레이 하나만 사서 돌아 갈 수 있을 거라곤 생각안했다. 메모지에 관.. 2018. 8. 18.
글쓰기 연습 - 모방하기 책을 읽다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골격은 그대로 두고 단어를 바꾸어 내 글을 써본다. 원문 다 잃고 난 이후 한 가지가 또렷해지는 경험, 나머지가 제거되는 기분, 양보할 수 없는 존재 요청인 나답게 사는 자유의 실체는 희미하게도 알 것도 같았다. –글쓰기 최전선,은유,p13- 고쳐쓴 내글 이거 없으면 큰일난다고 했던 것을 내 뜻과 상관없이 잃었을 때가 다시 시작하기 좋은 때다. 고민할 틈도 없이 강제 리셋해야만 하는 상황보다 현실을 더 또렷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잃었기에 나는 다시 시작한다. 2018. 8. 16.
글쓰기 글 쓰기는 설레는 과정이다. 내 생각을 풀어 놓고 생각을 바쳐줄 소재를 찾고 전달하기 알맞은 문장을 만들며 어울리는 단어를 찾아 바꾸고 또 바꾼다. 글쓰기는 창조이며 예술이자 신성한 노동이다. 2018. 8. 11.